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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rning 창 띄우면 뭐해, 주소에 숫자만 바꾸는데”… 불법 음란사이트와의 ‘네버엔딩’ 숨바꼭질

“이번엔 진짜 다 털었습니다!”

올해 초, 관계 당국이 야심 차게 칼을 빼 들었을 때만 해도 정말 싹 다 정리되는 줄 알았다. 대대적인 불법 음란사이트 단속의 폭풍이 휘몰아쳤고,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대형 사이트들이 줄줄이 철퇴를 맞았다. 모니터 화면을 꽉 채우던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유해 사이트 차단 안내(일명 ‘파란 창’)를 보며, 드디어 이 지독한 디지털 쓰레기들이 청소되나 싶었다.

근데 웬걸, 얘네들 생명력이 거의 내 자취방에 출몰하는 바퀴벌레 급이다.

AI 생성 이미지

주소 뒤에 숫자 하나 띡? 킹받는 우회술의 현장

취재를 위해 좀비처럼 살아남은 사이트들의 실태를 추적해 봤다. 단속을 피하는 수법은 어이가 없을 정도로 단순하고 뻔뻔하다.

기존 도메인이 막히면 어떻게 하냐고? nappeun-site01.com이 단속에 걸리면, 다음 날 nappeun-site02.com으로 간판만 슬쩍 바꿔 달고 보란 듯이 영업을 재개한다. 단골(?) 유저들에게는 미리 텔레그램이나 엑스(구 트위터)를 통해 “우리 02번으로 이사 가요~”라며 친절하게 새 주소표까지 배달해 준다.

여기에 VPN(가상사설망) 사용은 유저나 운영자나 기본 패시브 스킬이 됐고, 해외 서버를 이중 삼중으로 거치는 ‘디지털 세탁기’를 팽팽 돌려대니 쫓는 사람만 속이 터질 노릇이다. 단속반이 기껏 대문을 부수고 자물쇠를 채워놓으면, 얘네는 하룻밤 새 개구멍을 파고 들어와 다시 판을 벌리고 있는 형국이다.

당국의 반격: “우리의 단속은 ‘지속 가능’하다”

물론 당국도 가만히 팝콘만 먹고 있는 건 아니다. 일회성 ‘한탕 단속’으로는 이 끈질긴 좀비 떼의 뿌리를 뽑을 수 없다는 걸 뼈저리게 깨달은 모양이다.

취재 중 관계자의 입에서 나온 방침은 꽤 흥미로웠다. 바로 ‘지속 가능한 단속’이다. 기업들 ESG 경영할 때나 쓰는 단어인 줄 알았는데, 범죄 단속에 이 수식어가 붙으니 느낌이 새롭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단순히 사이트 접속만 차단하고 끝내는 게 아니었다. 불법 사이트들의 진짜 아킬레스건인 ‘수익 모델(자금줄)’ 자체를 말려 죽이겠다는 전략이다. 해외 수사 기관과의 공조를 일상화하고, 도메인이 바뀌는 우회 경로를 실시간으로 탐지해 끝까지 추적하는 무한 체력전을 선포한 것이다.

취재를 마치며

단속을 비웃듯 교묘하게 법망을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는 운영자들. 그리고 이제는 지치지 않고 끝까지 쫓아가겠다며 ‘지속 가능성’이라는 무기를 장착한 수사 당국.

창과 방패의 싸움, 아니 ‘경찰’과 ‘디지털 바퀴벌레’들의 쫓고 쫓기는 숨바꼭질은 지금 이 순간에도 현재 진행형이다. 과연 이 지독한 꼬리잡기의 끝에 웃는 건 누구일까? 분명한 건, 주소 창에 숫자나 띡 바꾸며 꼼수를 부리던 운영자들의 ‘워라밸’이 앞으로는 꽤나 피곤해질 거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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