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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AI의 새 엔진은 ‘구글 제미나이’…삼성의 맞대응 전략에 쏠린 시선

애플과 구글이 인공지능(AI)을 매개로 손을 맞잡았다. 한때 “안드로이드를 파괴하겠다”고 선언했던 두 기업의 관계는, AI 패권 경쟁 앞에서 전략적 동맹으로 전환됐다. 애플이 차세대 아이폰 AI의 핵심 엔진으로 구글의 ‘제미나이 3’를 선택하면서다.

이번 협력으로 구글은 안드로이드에 이어 iOS까지 포괄하는 글로벌 모바일 AI의 사실상 표준(Default) 지위를 확보하게 됐다. 반면 삼성전자는 구글과의 협력을 유지하면서도 퍼플렉시티(Perplexity)를 새로운 축으로 끌어들여, AI 주도권을 단일 파트너에 내주지 않겠다는 전략을 분명히 하고 있다.

AI 생성 이미지

애플·구글 AI 동맹…연 10억 달러 규모 추정

20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차세대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글 제미나이로 구축하는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계약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애플이 구글에 지급하는 기술 사용료가 연간 약 10억 달러(약 1조47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협력의 성과는 오는 3월 iOS 26.4 업데이트를 통해 본격적으로 드러날 전망이다. 특히 그간 ‘지능 부족’ 논란에 시달려온 시리(Siri)가 제미나이 3와 통합되며 대대적인 변화를 맞는다. 새 시리는 화면 맥락을 실시간으로 이해하고, 연속적인 자연어 대화를 수행하는 등 고도화된 개인화 기능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자체 AI 개발 조직의 내홍과 인력 이탈로 개발 속도가 더뎠던 애플이, 외부 파트너십을 통해 단숨에 AI 경쟁력을 끌어올리려는 현실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iOS·안드로이드 모두 품은 구글…모바일 AI ‘디폴트’ 굳히기

구글은 이번 제휴를 통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는 iOS와 안드로이드 양대 운영체제 모두에 자사 AI를 탑재하는 데 성공했다. 제미나이는 이미 샤오미, 오포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에 적용된 데 이어 애플까지 확보하며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이 같은 기대감은 시장에서도 즉각 반영됐다.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Alphabet)은 최근 시가총액 4조 달러 클럽에 역사상 네 번째로 이름을 올리며 AI 풀스택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재확인했다.

삼성의 대응…‘제미나이+퍼플렉시티’ 투트랙 전략

구글이 아이폰까지 AI 영토를 넓히자, 삼성전자는 고도화된 빅스비를 전면에 내세워 정면 대응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삼성은 갤럭시 AI에는 제미나이를 활용하되, 음성 비서인 빅스비에는 퍼플렉시티 기반 LLM을 결합하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빅스비는 단순한 단말 제어를 넘어, 외부 정보 검색과 문맥 기반 질의응답이 가능한 생성형 AI 비서로 진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퍼플렉시티 기반 요약·검색 기능은 올해 1분기 출시 예정인 갤럭시 S26 시리즈부터 본격 적용될 전망이다.

이는 AI의 핵심 두뇌를 구글에 의존하면서도, 검색·음성 영역만큼은 독자 경쟁력을 유지하려는 복합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은 이미 TV에 퍼플렉시티 앱을 탑재해 빅스비 연동 생성형 답변 서비스를 선보였으며, 이달 초 열린 CES 2026에서는 냉장고·청소기 등 가전 전반에 빅스비를 전면 배치해 ‘스크린이 있는 모든 공간’에서의 AI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을 공개했다.

성능 너머의 과제…보안과 독점 논란

제조사들이 외부 AI 모델과의 협력을 확대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데이터 주권과 보안, 독점 이슈로 옮겨가고 있다.

애플은 제미나이를 도입하더라도 모든 연산을 자사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팅(PCC) 환경에서 처리해 사용자 데이터가 구글로 직접 전달되지 않도록 설계했다고 강조했다. 개인정보 보호를 애플 생태계의 핵심 가치로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검색·OS·AI 전반에 걸친 애플과 구글의 협력은 글로벌 반독점 규제의 새로운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거대 플랫폼 간 영향력 집중을 경계하는 각국 규제 당국의 감시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략적 동맹이지만 영구적이지는 않다”

조성배 연세대 컴퓨터과학과 교수는 이번 협력에 대해 “애플이 자체 개발 고집을 내려놓고 구글과 손잡은 것은 AI 시장의 타이밍을 놓치지 않기 위한 전략적 제휴”라고 평가했다.

조 교수는 “지연된 AI 개발 속도를 메우기 위해 현재 가장 적합한 파운데이션 모델인 제미나이를 선택한 것”이라며 “다만 내부 모델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언제든 구글 기술을 자사 AI로 대체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어 “삼성전자 역시 특정 플랫폼에 종속되기보다 리스크 분산 차원의 파트너 다변화를 이어가는 ‘합종연횡’ 국면에 있다”고 덧붙였다.

독점과 보안 문제와 관련해 그는 “스마트폰 AI 전반을 특정 기업이 독식하는 구조는 반독점 이슈를 피하기 어렵다”면서도 “현재의 연합은 유동적인 인스턴트 제휴에 가깝기 때문에 장기적인 독점 고착화로 단정하기는 이르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AI 도입 과정에서 사용자 데이터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데이터 주권 확보가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며 제조사들의 철저한 대응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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